
청소년기 울릉도에서 찾은 진짜 성장
- 동탄기독학교 학생 14명·인솔교사 1명, 4박5일 여행기 『열다섯 걸음, 울릉도 독도 이야기』 출간
- 완벽하지 않기에 더 진실한 청소년들의 '있는 그대로' 목소리 담아
■ "배고파요" "더워요"…투덜거림 속 시작된 여행
2025년 여름, 동탄기독학교 학생 14명과 최종훈 목사가 울릉도와 독도로 향했다. 출발 전부터 인솔교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출발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배멀미로 창백해진 얼굴들이 눈에 선하고, 봉래폭포를 오르며 '목사님, 저 못 올라가요'를 외치는 학생들의 비명이 들렸다"는 것이 최 목사의 솔직한 고백이다.
예상은 적중했다.
가파른 봉래폭포 오르막길에서 학생들은 "최종훈 목사님께 속았다"며 투덜댔고, 관음도 계단 앞에서는 후들거리는 다리와 싸워야 했다.
행남해안산책로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고는 "예쁘다" 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어휘력의 한계를 절감하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의 순간들이 모여 『열다섯 걸음, 울릉도 독도 이야기』라는 한 권의 책으로 태어났다.
완벽하게 다듬어진 문학 작품이 아니라, 10대 청소년들의 솔직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진솔한 기록이다.
■ 예약 전쟁부터 시작된 '전투' 같은 준비 과정
책의 첫 번째 기행문 '주여!'에서 최종훈 목사는 학생 인솔의 현실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울릉도 여행을 위해서는 SRT 예약, 포항 크루즈 예약, 독도 배편 예약이라는 '세 차례의 전쟁'을 치러야 했다.
"달력을 꺼내 들고 모든 일정을 빨간 펜으로 표시했다.
요즘 아이돌 가수들 콘서트 티켓팅이나 인기 야구팀 티켓을 구하는 것처럼 티켓 전쟁을 준비했다"며 "예약 시작 시간 10분 전, 컴퓨터 앞에 앉아 중세 성경 필사가의 마음으로 손가락을 풀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15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찾고, 독도 배편까지 확보하는 과정에서 그는 수없이 "주여!"를 외쳤다.
예약 완료 후에도 날씨 변수 때문에 매일 하늘을 보며 기도했다는 고백은 학생 인솔의 무게를 실감하게 한다.
■ 독도에서 던진 질문 "나는 독도를 위해 뭘 했지?"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독도 방문이었다.
학생들은 소형 여객선을 타고 1시간 30분간 파도와 싸우며 독도에 도착했다.
20분이라는 짧은 체류 시간이었지만, 우리나라 최동단 영토를 직접 밟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특히 독도의용수비대 기념관 방문은 학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950년대 열악한 환경에서 독도를 지킨 의용수비대원들의 이야기를 접한 한 학생은 "나는 독도를 위해 뭘 했지?"라고 자문했다.
국진호 교장은 서언에서 "단순한 관광이 아닌 살아있는 역사 교육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고백"이라고 평가했다.
최서준 학생은 '바다에 휩쓸릴 뻔한 그 순간'이라는 기행문에서 해수욕 중 해류에 휩쓸려 위험했던 순간을 솔직하게 기록했다.
"다행히 동행했던 친구들이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도움을 주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자연 앞에서의 겸손함과 동료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적었다.
■ 각자의 시선으로 담아낸 15가지 이야기
책은 인솔교사와 학생 14명, 총 15명의 기행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자의 개성만큼이나 제목도 다채롭다.
'돌돔아, 너 맛있겠다!', '어휘력의 한계: 예쁘다!', '지옥의 3코스 정복기!', '울릉도 이장님 며느리 지원서', 'TOP 5 추억 대방출!' 등 제목만으로도 청소년들의 생생한 경험이 전해진다.
김하윤 학생의 ‘15인승 쏠라티가 운명이었던 이유’, 고하율 학생의 음식에 대한 관심, 김소율 학생의 표현력 부족의 솔직한 고백 등이 생생한 경험담으로 쓰여졌다.
장다교 학생의 '울릉도 이장님 며느리 지원서'는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울릉도의 매력을 전하며
노은서 학생은 'TOP 5 추억 대방출!'에서 "나 노은서!!! 독도랑 울릉도 다녀온 여자야~!!!!"라는 외침으로 기행문을 마무리하며, 이번 여행이 평생 간직하게 될 소중한 추억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 교실 밖 현장교육의 힘 "함께 땀 흘리며 성장"
국진호 동탄기독학교 교장은 서언 '발걸음마다 새겨진 성장의 이야기'에서 이번 여행의 교육적 의미를 강조했다.
"울릉도의 가파른 계단도, 뜨거운 햇살도, 후들거리는 다리도 모두 성장의 자양분이 되었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하게 계획된 여행이 아니라, 함께 땀 흘리고 함께 감동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진정한 경험"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글들은 완벽하게 다듬어진 작품이 아니다.
하지만 바로 그 투박함 속에 10대 청소년들의 진실한 마음이, 그리고 그들의 성장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관음도에서 힘든 순간에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목표를 달성해가는 과정, 독도 땅을 밟으며 느낀 자긍심, 자연 앞에서 겸손해지는 마음 등은 교실에서는 배울 수 없는 살아있는 교육이었다.
■ 여행정보도 수록…실용적 가이드북 역할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각 기행문 사이에 울릉도와 독도에 관한 여행정보가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나리분지, 울릉도와 독도의 생성, 해중전망대, 독도의용수비대, 울릉도에 가는 방법, 봉래폭포, 행남해안산책로, 울릉공항, 관음도의 생성과 식물, 울릉도의 물과 역사, 버스로 울릉도 여행하기, 울릉도의 사계절 등이 상세히 정리되어 있다.
특히 울릉도의 사계절 정보는 여행 시기 선택에 유용하다.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5월에서 10월 사이로, 날씨가 맑고 파도가 비교적 잔잔해 배편 운항도 안정적이며, 특히 6~7월은 수국이 만발해 사진 찍기 좋은 시즌"이라는 등 실용적인 정보가 가득하다.
이러한 구성으로 책은 단순한 여행기를 넘어 울릉도·독도를 방문하려는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가이드북 역할도 한다.
■ 청소년 자녀 둔 부모들에게 던지는 메시지
이 책을 주목할 이유가 있다면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부모와 함께 해외 리조트나 고급 호텔을 다니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완벽하게 포장된 경험이 아니라, 함께 땀 흘리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진정한 경험"의 가치를 보여준다.
힘들게 계단을 오르고, 더위에 지치고, 때로는 투덜대지만, 바로 그 과정에서 친구들과의 우정이 깊어지고, 자연의 위대함을 깨닫고, 우리 영토의 소중함을 몸소 체험하는 것이다.
최종훈 목사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여행이 학생들과 가는 여행"이라며 "책임감이라는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고, 혹시나 모를 사고에 대한 걱정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래도 가야 한다. 싫은데도 여행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생생한 경험담이 담긴 책으로 쓰여지게 됐다.
『열다섯 걸음, 울릉도 독도 이야기』는 12월 초, 함성행성에서 출간했으며, 인터넷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