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트 위에서 배운 ‘목계지덕(木鷄之德)’, 인생의 랠리는 계속된다”
신간 에세이 『40년, 라켓이 가르쳐준 것』 출간… 이상무 작가가 전하는 치유와 회복의 테니스 철학
초록색 코트 위, 숨 가쁜 랠리가 이어진다.
공은 네트를 넘나들고, 승자와 패자는 찰나의 순간에 갈린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남는 것은 스코어가 아니라 땀 흘리며 배운 ‘삶의 지혜’다.
40년 넘게 라켓을 휘두르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코트 위에 새겨온 이상무 작가의 신간 에세이 『40년, 라켓이 가르쳐준 것』이 출간됐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시니어의 건강 지침서이자 실패와 좌절을 딛고 일어선 한 인간의 감동적인 재기 드라마로써, 동시에 테니스라는 프리즘을 통해 바라본 깊이 있는 인생 철학서다.
◇ 실패의 늪에서 나를 건져 올린 ‘노란 공’의 기적
저자 이상무 씨에게 테니스는 단순한 취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는 책을 통해 50대 후반, 사업 실패로 인생의 모든 것을 잃었던 암흑기를 고백한다.
절망의 끝자락에서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다름 아닌 테니스였다.
"코트 위에서 땀을 흘리며 나는 다시 한번 삶의 의미를 찾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었다"는 저자의 회고는 독자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
테니스는 그에게 ‘실패해도 괜찮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한 세트에 세 번, 한 게임에 열여덟 번, 반전의 기회가 주어지는 테니스 경기처럼, 인생 또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것이다.
저자는 테니스를 통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법, 그리고 패배의 아픔을 딛고 다음 서브를 준비하는 용기를 배웠다고 말한다.
◇ 승부에 연연하지 않는 ‘목계지덕(木鷄之德)’의 지혜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목계지덕(木鷄之德)’이다.
장자에 나오는 이 말은 나무로 만든 닭처럼 감정에 동요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단계를 뜻한다.
저자는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아들 이건희 회장에게 강조했던 이 덕목을 테니스 코트 위에서 몸소 체험했다.
"승부에 너무 집착하면 게임이 안 풀리지만, 승부를 떠나 치면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저자의 통찰은 경쟁 사회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40~50년 구력의 베테랑들도 라인 시비로 얼굴을 붉히는 아마추어 테니스 세계에서, 저자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며 내면의 중심을 잡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고수의 길임을 역설한다.
◇ 100세 시대, ‘가늘고 길게’ 즐기는 시니어 라이프의 정석
저자는 1967년 처음 라켓을 잡은 이후, 58년째 테니스와 인연을 맺고 있다.
책은 시니어 세대에게 테니스가 왜 최고의 운동인지, 그리고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테니스장 예약 전쟁’ 에피소드다.
인터넷 예약 속도에 밀려 젊은이들에게 코트를 내주기 일쑤인 시니어들의 애환을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하지만 저자는 이에 굴하지 않고 매일 새벽 6시, ‘광속 클릭’으로 예약을 시도하며 부지런함을 무기로 건강을 지켜나간다.
또한, 저자는 나이가 들수록 무리한 욕심을 버리고 ‘가늘고 길게’ 테니스를 즐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상을 입고도 운동 중독처럼 코트에 나서는 동료들의 모습을 경계하며, 자신의 몸 상태를 인정하고 즐기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친구들과 함께 땀 흘리고, 만 원의 행복으로 점심과 막걸리 한 잔을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시니어 테니스가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는 것이다.라고 저자는 소소한 행복에 대해서 말한다.
◇ 글쓰기와 테니스, 두 개의 라켓으로 빚어낸 삶
언론사 생활을 거쳐 작가로 활동 중인 저자는 테니스와 글쓰기의 놀라운 평행이론을 제시한다.
두 가지 모두 기본기를 익히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뼈를 깎는 고독한 훈련이 필요하며, 욕심을 부리면 망친다는 공통점이 있다.
"테니스 코트에서 땀을 흘리며 느끼는 성취감, 글을 써내려 가며 경험하는 창조의 기쁨은 삶의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을 준다".
저자에게 테니스와 글쓰기는 인생을 지탱하는 두 개의 축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도 자신만의 ‘라켓’과 ‘펜’을 가질 것을 권유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몰입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면 노년의 삶은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초보자부터 마니아까지 아우르는 친절한 가이드
에세이의 감동 외에도 이 책은 실용적인 정보로 가득하다.
2부 ‘테니스 입문 가이드’와 3부 ‘국내외 테니스 조직’에서는 테니스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코트 선택법, 라켓 고르는 법, 용어 설명부터 4대 메이저 대회 정보까지 알차게 담았다.
초보자에게는 훌륭한 입문서가, 구력 있는 동호인들에게는 자신의 테니스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되어줄 것이다.
저자 이상무 씨는 "테니스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준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이 책은 라켓을 통해 인생의 서브권을 쥐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한 남자의 뜨거운 고백이다.
코트 위에서, 그리고 인생이라는 거친 필드 위에서 오늘도 묵묵히 땀 흘리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