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에 찾아온 시련... 박젬마 작가, 갱년기를 성장의 동력으로 뒤집다

"오늘 먹은 것이 내 몸, 오늘 생각이 내 마음"...자기 돌봄의 중요성 강조

 

 

쉰 살, 예고 없이 들이닥친 '인생의 외상값'

박젬마 작가에게 50세는 축복이 아닌 '습격'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원형탈모와 퇴행성 관절염, 비문증, 백내장 등 온갖 증상이 한꺼번에 몰려온 것입니다. 작가는 이를 지난 50년간 몸을 부실하게 관리한 것에 대해 외상값을 받으러 온 '조폭' 같았다고 회상합니다.

 

특히 500원짜리 동전만 한 원형탈모와 얼굴을 덮은 여드름, 그리고 머릿속이 화산 지대처럼 뜨겁고 무거웠던 두통은 그녀를 막막하게 만들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이를 '호르몬 변화에 따른 갱년기 증상'이자 '노화'라고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히 약에만 의지하는 대신,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며 삶의 방향을 완전히 틀기로 결심합니다.
 


병원·약 대신 선택한 '자기 돌봄'...9년 만에 건강 회복

 

저자는 병원이나 약에 의지하기보다 스스로 해법을 찾기 시작했다. 인간의 몸, 건강, 노화, 죽음에 관한 책들을 읽으며 범위를 확대해 나갔다. 여러 저자의 책을 읽고 그중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먹고 운동하고 마음공부까지 하며 일상생활에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갱년기 9년 차인 현재, 손은 여전히 퇴행성 관절염 초기이지만 9년 전 퇴행성 관절염 초기로 진단받은 무릎 연골은 "매우 젊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지금은 퇴행성 관절염약도 끊고 9년 전보다 더 건강하고 활기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여름 폭염 시기만 빼고 늘 뜨겁게 매트를 켜야만 잠을 잘 수 있었는데, 지금은 한겨울에 난방 없이도 꿀잠 잡니다. 운동과 식습관 등 마음먹기에 따라 삶의 질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어요."

 

 

"오늘 먹은 것이 내 몸, 오늘 생각이 내 마음"...자기 돌봄의 철학

 

책에는 저자가 실천한 구체적인 방법들이 담겨 있다. 보약 같은 운동, 보약 같은 음식, 보약 같은 책 읽기, 아침 습관 만들기 등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변화들이다. 특히 "오늘 내가 먹은 것과 오늘 내가 한 운동이 내 몸이 되고, 오늘 내가 읽은 책과 오늘 내가 한 생각이 내 마음이 된다"는 그의 철학은 중년 여성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저자는 "몸은 내 영혼이 잠시 빌려쓰는 집"이라고 표현했다.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것 같아도 시간은 흐르고 집은 낡고 유행에도 뒤떨어집니다. 집은 리모델링하거나 이사하면 되지만 영혼이 머물 수 있는 몸은 두 번째가 없어요. 그래서 몸이 원하는 대로 사는 게 아니라 운동, 노동, 명상 등으로 몸을 이끌며 살아야 노후에도 나의 의지대로 살 수 있습니다."

 

 

"90세에도 내 집에서 살고 싶다"...한 50대 주부의 절실한 바람

"60대 막내딸이 온다고 92세 어머니가 소형 오토바이를 몰고 장을 봐와 음식을 차려주셨다는 이야기를 보며 생각했습니다. 나도 90세가 되어도 내 집에 찾아오는 가족에게 밥을 해주며 살고 싶다고요."

 

저자는 50대에 접어들며 맞닥뜨린 갱년기 증상과 9년간의 변화 과정을 담은 에세이 『괜찮아, 나를 위한 시간』(작가의집)을 최근 출간했다. 이 책은 특별한 성공담이나 화려한 이력이 아닌, 평범한 주부가 갱년기를 겪으며 건강하게 나이 드는 법을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기록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2024년 말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20%를 넘어선 것이다. 평균 수명은 길어졌지만 건강 수명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움직이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 노후가 목표"라고 말했다.

 

 

수도원에서 찾은 '나로 사는 것'의 의미

 

책에는 저자가 글쓰기를 위해 일주일간 수도원에서 지낸 경험도 담겨 있다. "전업주부가 집에서 밥해야지, 가족 두고 어딜 가냐"는 남편의 말에 오기가 생겨 떠난 수도원 생활은 그에게 '진정한 휴가'였다.

 

"TV도 와이파이도 없고 자연의 소리 외엔 소음 하나 없었어요. 하루 세끼 밥을 주는 것도 좋았고, 무엇보다 적당한 무관심 속에서 홀로의 시간이 허락됐죠. 주부에게 가장 맛있는 밥은 남이 해주는 밥이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저자는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도 자식이 아닌 자신의 사진으로 바꿨다. "자식들이 '왜 엄마는 엄마 사진이냐'고 물었어요. 대부분 엄마들은 자식 얼굴을 프로필로 쓴다고요. 하지만 난 나로 살고 싶었습니다. 백발에 주름 자글거려도 내 프사에 내 사진을 사용하는 것이 속 편한 일이에요."

 

 

전문가들 "자기 돌봄, 건강한 노년의 핵심"

 

노년의학 전문가들은 저자의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한 대학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 정신 건강 관리가 건강한 노년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특히 50대부터 시작하는 자기 돌봄은 노년의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사회학자들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어떻게 건강하게 나이들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사회학 교수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의지대로 일상을 영위하며 존엄하게 나이 드는 것이 이제는 사회적 과제"라고 말했다.

 

 

"갱년기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50대에게 손 내밀고 싶었다"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에 대해 "나처럼 50대 이후 삶을 생각하지 못하고 달리다가 갱년기라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50대에게 손을 내미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보잘것없는 흙 수저의 고군분투 갱년기 이야기라 망설였어요. 자랑할 만한 성공도 없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았다고 내세울 것도 없었거든요. 하지만 비슷한 나이에는 비슷한 생각을 한다는 걸 깨달았고,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자는 현재 60대를 앞두고 있다. "'50대를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고민으로 시작된 내 글은 너무 오래 숙성시켜 60대를 앞두고 마무리됐습니다. 이제 다시 60대를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며 나의 삶은 계속될 예정"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작성 2025.12.31 06:34 수정 2025.12.31 06:34
Copyrights ⓒ 북트립.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철화기자 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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