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의 임상, 숲속에서 찾은 생명 밥상… 임부돌 원장의 『오색체질밥상』
'먹는 것'으로 몸의 언어를 듣다 암 환우들과 함께한, 치유의 기록, 숲속에서 찾은 면역력의 비밀, 신간 '오색체질밥상' 출간
◆ "잘못 먹어서 생기는 병이 현대인의 주요 질환"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이 일상이 된 시대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현대인의 주요 질병 원인은 굶주림이 아닌 '잘못된 식습관'에서 비롯된다. 성인병, 만성질환, 암까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건강의 향방이 결정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고민에 해답을 제시하는 책이 출간됐다. 경주 숲속의원 임부돌 원장이 10여 년간 암환자 및 만성질환자들과 함께 실천하고 검증한 건강 식단을 집대성한 '오색체질밥상'이 오는 1월 중순 작가의 집 출판사를 통해 세상에 나온다.
저자 임부돌 원장은 경북의대를 졸업한 의사로, 약 10여 년 전부터 경주 산내면 숲속에서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자연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운동, 그리고 무엇보다 식생활 개선을 통해 면역 기능을 증진시키는 방법으로 수많은 환자들의 치유 여정을 함께해왔다.
◆ 1만 끼가 넘는 경험에서 탄생한 맞춤형 식단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이론이 아닌 실제 경험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마흔이 넘도록 제대로 된 요리 방법을 몰랐다"고 고백하면서도, 의사로서 환자들을 만나며 건강한 자연식 요리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요리 전문가들은 조리 방법을 중시하고, 의학 전문가들은 영양 성분에만 주목하다 보니, 정작 밥상을 차려야 하는 환자와 가족들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적 고민 속에서 저자는 주변의 요리 전문가들과 영양학회 등에서 배우며 '오색체질밥상'이라는 독자적인 식단을 개발하게 됐다.
1주일 21끼로 구성된 이 식단을 환자들과 10여 년간 함께 실천한 결과는 놀라웠다. 특별한 건강기능식품 없이도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공급하면서 즐거운 식사 시간을 누리게 된 것이다. 건강검진에서 발견된 장의 용종이 모두 사라진 사례도 한두 건이 아니었다.
◆ 하루 3끼, 각각의 역할이 다르다
오색체질밥상의 핵심은 아침, 점심, 저녁 각 끼니에 서로 다른 역할을 부여한다는 점이다.
아침 식사는 하루의 열량을 낼 수 있도록 탄수화물 위주로 구성한다. 여기에 소화를 돕고 장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을 추가한다. 저자는 이를 '콩사고'라는 간결한 공식으로 정리했다. 콩물(콩과 들깨), 사과(봄과 여름에는 토마토), 고구마(여름에는 감자)가 기본이며, 찜기에 쪄서 부드럽게 한 체질별 맞춤 채소들과 된장국이 함께한다.
점심 식사는 단백질과 지방을 보충하는 시간이다. 전골이나 국으로 단백질을 섭취하고, 면역력 강화를 위한 해조류, 철분과 섬유질을 위한 나물과 생채, 그리고 계란으로 영양 균형을 맞춘다.
저녁 식사는 가장 단순하게 구성한다. 장에 가스를 만들 수 있는 단백질은 피하고, 숙면을 위한 단품 탄수화물 위주로 한다. 특히 저녁 식사 후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14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 7가지 무지개 요일로 지루함 없는 건강 식단
매일 같은 메뉴를 반복하면 아무리 건강해도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저자는 이 문제를 '7가지 무지개 요일'이라는 창의적인 방식으로 해결했다.
월요일은 '두부데이', 화요일은 '버섯데이', 수요일은 '힐링투어', 목요일은 '순두부데이', 금요일은 '생선데이', 토요일은 '분식데이' 혹은 간헐적 단식, 일요일은 '집밥과 양식의 날'로 정했다. 요일별로 정해진 주제에 따라 아침의 국과 점심의 주재료가 자연스럽게 정해지니, 식단을 짜고 기억하기가 훨씬 간결해진다.
특히 수요일 '힐링투어'는 단순한 외식이 아니라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본인이 정말 먹고 싶었던 음식,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할 수 있는 식단, 건강 맛집 탐방, 집에서 만들기 번거로운 고기 요리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외식이 어렵다면 햇살 좋은 베란다나 바람이 시원한 마당으로 식사 장소만 바꾸는 것도 충분히 좋은 힐링투어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 4단계 학습법으로 누구나 따라할 수 있어
책은 기초 1장부터 9장, 심화 10장부터 12장의 본문과 실습 부록으로 체계적으로 구성됐다. 저자가 제시하는 4단계 학습법은 다음과 같다.
1단계는 '마음 점검'이다. 먹이는 마음을 갖추고, 축복의 기본 통로로서 식사의 의미를 되새기며, 재료를 알아차리는 연습을 한다. 2단계는 '손발 움직임'으로, 준비와 조리, 마무리의 실제 과정을 익힌다. 3단계는 '맞춤 지식'으로, 자연치유의 원리와 오색체질밥상의 구성, 자신에게 맞는 식단을 짜는 방법을 배운다. 마지막 4단계는 '완전한 내재화'로, 배운 것을 통합하고 유지하며 홀로 서는 건강한 밥상을 완성한다.
저자는 "첫 2주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매일 1장씩, 매주 6장씩 2주 동안 차근차근 읽으면서 부록의 '내게맞춤 오색체질밥상'을 작성해보라고 권한다. 부록은 '요리를 시작할 때'와 '3개월 후' 두 번에 걸쳐 작성하도록 구성돼 있어 자신의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 "완벽함이 아니라 시작하는 용기가 중요"
저자는 독자들에게 완벽주의를 경계하라고 당부한다. "처음부터 100퍼센트 완벽하게 하려고 부담 갖지 말라"는 것이다. 첫 주는 50퍼센트, 다음 주는 60퍼센트, 그다음은 70퍼센트씩 점진적으로 늘려가면 된다. 그동안 자신의 식습관에 익숙해진 몸에게 한 달 정도는 변화에 적응할 시간을 주라는 조언이다.
저자는 "자신에게 관용을 베푸는 것도 건강한 식단의 시작"이라며, "직접 밥상을 차리기 어려운 분들은 대용 음식으로 식단을 맞춰도 된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시작하는 용기라는 것이다.
3주가 지나면 놀라운 변화가 시작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체중이 조절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3달이 지나면 몸이 직접 감사의 말을 전할 것이라고 전한다.
◆ 요리가 삶의 지혜이자 생명 살림의 비결
저자는 요리를 단순한 기술이 아닌 '삶의 지혜'로 정의한다. 과거 주방은 엄마들의 고달픈 노동 공간이었고, 남자는 드나들지 않도록 주의를 듣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창조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궁극적인 비전은 이렇다. 건강한 식재료가 아이들의 놀잇감이 되고, 간결하면서도 과학적인 조리가 이루어지는 주방이 가족의 중심 공간이 되는 것. 그곳에서 생의 첫 번째 기술인 요리를 자연스럽게 익히고, 우리 집만의 독특한 맛과 조리법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문화. 이것이야말로 건강의 첫걸음이자 대를 물려 전하는 생명 살림의 비결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건강한 밥상을 자신에게 선물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오색체질밥상'은 건강한 삶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실용적인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